최근 ‘n번방’ 등 텔레그램 메신저를 이용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 유통돼 사회적 물의가 빚어진 가운데 이와 유사한 ‘디스코드’ 메신저를 통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판매하거나 유포한 중고생 등 1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디스코드를 통한 성착취물 유포자의 대부분이 미성년자로 확인됐으며, 이 중 12세의 촉법소년이 직접 채널을 운영한 사례도 적발됐다. 특히 미국 등 국제공조 요청을 통해 유포자를 검거해 경찰의 국제공조 수사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의 혐의로 20대 대학생 A씨를 구속하고, 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A씨 등 3명은 디스코드 채널을 운영했고 7명은 성착취물을 2차 유포한 혐의다. 경찰은 같은 혐의를 받는 디스코드 이용자 86명도 내사 또는 수사 중이다.

구속된 A씨는 ‘올야넷 19금방’이라는 디스코드 채널을 운영하며, 텔레그램 채팅방도 함께 운영했다. A씨는 이 채팅방에서 성착취물을 유포하며 회원들에게 특정 도박사이트 회원가입을 유도하는 등 홍보를 대가로 범행수익을 얻었다. 또 A씨는 딥페이크(Deepfake) 게시판에 국내 연예인의 합성사진과 영상을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다른 디스코드 채널운영자 2명은 모두 미성년자로, 이 중 한 명인 B군은 촉법소년에 해당하는 12세로 밝혀졌다. B군은 검찰이 아닌 가정법원으로 보내질 예정이며, B군이 받는 최대의 처벌은 2년 이내의 장기소년원 송치 처분이다.

디스코드 채널을 직접 운영하지 않고 1대 1 대화방식을 통해 성착취물을 재유포한 7명 중 50대 남성 1명을 제외하면 전부 만 12~17세의 미성년자로 확인됐다.

이들은 적게는 738개(8GB)에서 많게는 8000개(140GB)에 이르는 동영상을 보유하고 있었고, 직접 제작한 성착취물은 없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이들은 영상 1개당 1만~3만원의 문화상품권이나 계좌이체를 통해 대가를 받고 다운로드 링크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성착취물을 재유포했다.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디스코드 채널 5개를 폐쇄하고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등 약 1만6000여개(238GB)를 압수하고 삭제를 병행하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 관계자는 “디지털성범죄를 엄정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23일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을 꾸리고 ‘리셋’이라는 익명시민단체의 수사 의뢰를 받아 디스코드 채널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했다”며 “디지털성범죄는 사회 공동체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인 만큼 유포자뿐만 아니라 구매자들도 디지털포렌식 수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추적·검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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